걱정반 설렘반 세부 공항에 도착했어요.
자정에 공항에 도착해서 짐이랑 애들 챙겨 나오는데
입구에 SMEAG 매니저분이 나와계서서 헤메지 않고
바로 차 타고 숙소 왔어요.
월요일에 레벨테스트를 봐요.
그리고 전반적인 학원 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는데
워낙 정신이 없고 긴장해서 네네 하고 쉬리릭 지나갑니다.
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.
안내 책자를 주셔서 나중에 찾아보면 되거든요. 는 개뿔,
그 때 그 때 한국인 매니저나 SA에게 물어보면 너무나 친절히 알려주세요.
저는 어차피 돈 주고 온 거, 애들 공부할 때 나도 열심히 공부할거다!
했더니 아이엘츠 반을 추천해주셨어요.
유학이나 이민에 필요한 아이엘츠 점수를 받기 위해
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곳이었어요.
영어라고는 평생에 토익 한 번 쳐본 게 다인 아줌마가
멋도 모르고 덜컥 신청한거죠.
Speaking과 writing은 1:1 수업이구요.
Reading과 listening은 4:1 그룹 수업이었는데 더 좋았어요.
강렬한 동기, 열정적 태도, 젊음의 기운.
덕분에 저도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.
하루 8시간을 아이들 생각 안 하고
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공부한다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 자체로 벅찼어요.
왜 학창시절에는 이런 시간이 소중하지 않았던 걸까요?
남편 없이 애를 둘 데려갔지만
삼시세끼 밥 나오고,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니 빨래 가져다 주면 개서 방까지 배달해주고,
주 1회 베게, 이불, 시트 갈아주고 소독에 청소까지 해주니 걱정거리가 없네요.
저녁에 아이들 숙제 조금 봐주고 일찍 재우면 또 나만의 시간.
가족은 떨어져야 하나고 누가 그랬나요?
정말 떨어져있으니 그리워진 남편.
이건 해외여학연수만의 효과랄지, 부작용이랄지^^
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해도 되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거 같은 엄마의 부푼 가슴을
사정 없이 터쳐버리는 귀여운 두 꼬마 녀석들만 아니면
본격적으로 각잡고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요.
첫날 수업에서 자타공인 일타강사 젤라이 쌤 수업 듣자마자
리딩은 이 쌤만 믿고 가면 내가 조지고 가겠구나 생각했어요.
2주차에는 오, 귀가 조금씩 트여간다!
writing도 제법 선생님께서 알려주신대로 구조를 잡고 다양한 어휘를 쓰니 그럴싸하다,
막판에는 입이 터졌다,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꽤 할 수 있게 됐어요.
학창시절에 중고등학교 6년을 배워도 안늘던 영어가 4주만에 향상될 리가?
의심했었는데 하루 종일 영어만 듣고 말하다보니 늘더라구요.
4주만, 아니 2주만 더 있으면 영어가 눈에 띄게 늘어갈 것만 같아서
돌아가기가 너무 아쉬워요.
다들 고민 많이 하세요! 4주? 6주? 8주? 확실한 건 더 오래 있을수록
영어 실력을 더 많이 향상될 거라는 거죠.
늘 친절하고 정 많은 SMEAG의 모든 매니저, 선생님, 스태프분들 감사합니다.
새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, 반가웠어요.
누구보다 여기 보내준 남편! 너무너무 고마워!! 내년에 또 보내줘!!! 사랑해!!!!